[콜로키움] HK+연구단 제30차 콜로키움(2020. 10.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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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2020-10-16 조회수: 647 작성자: 한국고전학연구소 |
일시 : 2020년 10월 15일 16시 장소 : 전주대학교 한지산업관 201호 강사 : 서신혜(한양대학교) 주제 : 조선 사람들의 도와 돈 사이 가치지향 변동 양상
전주대학교 한국고전학연구소 HK+연구단(단장 변주승)에서는 서신혜 교수(한양대학교)를 모시고 “조선 사람들의 도와 돈 사이 가치지향 변동 양상”이라는 주제로 제30차 콜로키움을 진행하였다. 서신혜 교수는 유교 문화의 자장 속에 있었던 조선 사람들의 도와 돈에 대한 가치지향이 조선전기에서 후기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변화해 가는지를 사료를 통해 상세히 제시하였다. 조선 전기에 재물에 대한 사람들의 태도는 “유예 혹은 거부”의 시각을 지녔으며, 인의와 부귀에 대한 추구는 같이 갈 수 없다는 인식이 농후했다. 문헌을 통해 당시에는 인의나 염치를 중시하면서 재물의 추구는 억압되거나 유예되고, ‘청렴’ ‘가난’ ‘검약’이 품격 있는 인성을 대변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돈에 대한 경시는 결국 본성을 무시하는 결과 혹은 비인간성에 도달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돈에 대한 극단적 외면으로 인해 한 가족이 사망에 이르게 됨을 보여준 장한종의 『어수신화』, 「홍생아사」의 이야기는 이를 잘 보여준다. 재물에 대한 지나친 거부가 비인간성을 초래하자, 이제 사람들은 도리어 재물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 청렴을 도구로 재산을 불리는 이야기, 매점매석으로 재산을 불린 부인을 현부(賢婦)로 부른 이야기 등은 유교 윤리보다 부의 추적을 중시하게 된 상황, 즉 경제 논리가 삶의 가치를 압도하던 당시 상황을 잘 보여준다. 하지만 17세기 후반 이후부터 점차 도와 돈, 삶의 가치와 경제 논리 사이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다양한 경향이 등장한다. 서신혜 교수는 화식전(貨殖傳)류와 지리지류의 유행, 북학(실학)의 추구, 유교경전류 및 사상의 재해석, 도의(道義)를 아는 생활인으로서 유협(遊俠) 등의 사례를 통해 그러한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였다. 경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욕망을 긍정하면서 남과 이익을 함께 하는 것을 중시하는 시각, 도와 부를 함께 중시하는 새로운 인물형으로서의 ‘부자’를 사표로 여기는 풍조, 노동하는 성실한 생활인을 중시하는 시각 등 17세기 후반 이후에는 도와 부의 공존을 추구하는 시각이 중시되고 있었음을 살필 수 있었다. 이후 강의에 제시된 자료와 문헌에 대한 논의, 유교 윤리철학과 황금률에 대한 질의, 조선 후기 경제시스템과 시장 형태의 변화가 경제 관념에 끼친 영향, 경제관념과 관련된 경전 내용에 대한 재해석의 의미 등을 두고 토론이 이어졌다. 이번 콜로키움은 경제 문제를 다루고 있는 본 HK+연구단의 3년차 아젠다 내용(‘공유의 물질생활-지식, 생산, 나눔’)을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고, 근대 이전에 경제와 나눔에 대한 조선 사람들의 인식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