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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무 선배님 소식(아이랭스필드회장)
작성일: 2007-05-31 조회수: 151 작성자: 임동엽

- 품질엔 자신있는데 같은 값이면 외제 찾네요 -

'신문사 광고 맨에서 국산 골프클럽의 산증인 i랭스필드㈜ 대표이사 회장까지….'  


i랭스필드의 양정무 회장(48·경기도골프연합회 회장, 행정학과 81학번)이 남북한 민간교류 활성화를 위해 마련된 '2007 평양-남포 통일자전거 경기대회' 기간(5월25∼29일)에 북한을 방문해 평양골프장에 골프클럽을 기증할 예정이어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북한에 운영중인 유일한 정규 18홀 평양골프장에 국산 골프클럽이 보내지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물론 기증할 골프클럽이 몇 백 세트에 달하는 것은 아니다. 1차적으로 30세트가 간다. 하지만 그 물량의 적고 많음을 떠나 북한 평양골프장에 입성하는 제1호 국산 골프클럽이라는 점에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양회장은 국산 골프채 역사의 산증인 중 한명이다. 16년 전 우연치 않게 국내에서 OEM으로 제작된 퍼시몬 우드 등의 클럽이 일본의 최고 브랜드인 A사로 수출됐다가 다시 한국으로 수입돼 10배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되는 것을 보고 국산 골프클럽을 제작하게 됐다는 양정무 회장이 그 중심에 서 있다.


그러나 국산 골프클럽은 국내 소비자들의 그릇된 선입관과 관심 부족으로 그 설자리가 점점 더 위축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양 회장을 만나 i랭스필드의 성장 가능성과 국산 골프클럽의 현주소를 들어보았다.


▲"국산 골프클럽의 선두주자로서 자부심을 느낀다"  


랭스필드를 감히 국산 골프클럽의 산증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그렇다." 양 회장에게 물었더니 즉답이 돌아왔다. 올해로 클럽을 제작한지 16년째로 접어들었다고 했다.


"한 때 국산 클럽의 최고의 위치에 올라갔다가 2002년에 흑자 부도라는 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특별소비세(이하 특소세)의 폐지로 인해 다시 한번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맞 고 있다. 그러나 국산 브랜드로서 골프용품 시장에서 그 입지를 지켜내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는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같은 값이면 국산 제품보다 외산 클럽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에 큰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에게 있어서 '동가홍상(同價紅裳)'론은 큰 짐이자 앞으로도 계속해서 뛰어넘어야 할 골 깊은 산과 같았다.  


"솔직히 제품의 품질면에서 본다면 외산 클럽과 비교해서 전혀 손색이 없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같은 값이면 돈을 더 주고라도 외산 클럽을 구입하는 경향이 짙다. 물론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품질을 먼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국민의 대표브랜드로서 살아남기 위해 뼈를 깎고 있다"


이쯤에서 양 회장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왜 국산 골프클럽의 브랜드 인지도가 낮다고 생각하는가. 소비자들이 외산 클럽을 선호하는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랭스필드는 '국민의 대표브랜드'라고 자부하는데 소비자들은 '부도난 클럽'이라는 인식에서 쉽사리 빠져 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라고 묻자, 양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한 참을 생각한 양 회장이 입을 열었다) 사실 내 책임이다. 최고경영자가 앞을 내다보지 못하고 경영을 잘못한 탓이다. 2002년 랭스필드의 부도는 흑자부도였다. 외상매출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도를 냄으로써 그동안에 쌓아왔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말았다." 


그는 직접적인 원인을 외상매출과 그 때까지 존재했던 특소세의 병폐에 대해 언급했다.  


"2001년부터 갑자기 회사의 매출액 급상하면서 100개였던 대리점이 300개, 500개, 800개씩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국내 골프용품의 기본적인 유통시장은 외상매출이다. 그리고 공장에서 클럽이 출고되는 동시에 특소세를 내야 하는 세금 구조였다. 하지만 소비자에게 돈을 받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빈손이었다. 원자재 값과 내야 할 세금은 눈덩어리처럼 늘어나고 외상 매출금은 현금으로 돌아오는데 더디기만 했다."  


양 회장은 "그런 상황을 대처하지 못한 것은 전적으로 최고경영자인 자신의 책임"이라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후 특소세가 폐지되고 2004년 제2의 창업을 선언했으나 "1992년 창업했을 때보다 10배 또는 20배 더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한마디로 "뼈를 깎는 고통으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되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낮췄다.


▲필사즉생(必死卽生), 필생즉사(必生卽死)


현재 양 회장과 랭스필드는 제2의 창업이라는 출발점을 떠나 항해중이다. 그는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을 앞두고 난중일기에 적시했던 '필사즉생(必死卽生), 필생즉사(必生卽死)'라는 글귀를 액자에 담아 책상 옆에 걸어두고 매일 긴 사색에 잠기곤 한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창 잘 나갈 때는 국내 골프클럽 시장의 15%선까지 점유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절반에 미칠까 말까 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약 45만 풀세트(국내 약 30만 세트·외국 15만 세트)를 판매, 지난 2000년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수출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된 바 있다. 또 2001년에는 제28회 상공의 날에 대통령표창까지 수상했다.


"과거는 과거다. 그러나 그 과거가 있기 때문에 희망도 있는 것이다. 이겨내지 못하면 승리도 영광도 없다. 정말 죽을 각오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제1, 2대 한국골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을 역임한 양 회장은 "굶어 죽는 자세로 국산 골프클럽 제조에 안간힘을 쏟고 있는 기업인들에게 이제는 박수갈채가 필요한 때"라고 역설했다.


"국산 골프클럽은 소비자들의 외면으로 이윤없이 파는 경우가 너무 많다. 앞으로는 많이 판매하는 것 같은데 남은 이윤이 없다. 외산 클럽과 경쟁하다보니 스스로 무덤을 파는 일인지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다. 품질이 떨어져서 가격이 낮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는 클럽의 샤프트 등 소재와 관련해서는 더욱 열을 올렸다. "세계 최고 수준의 카본 낚시대를 생산하는 원자재 공처가 바로 한국이다. 특히 국내 A기업의 샤프트는 세계 각국의 유명 클럽 메이커에게 수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랭스필드는 바로 그 회사의 샤프트를 사용해 클럽을 제작하고 있다. 그런데도 소비자는 의심한다."


▲'다시 날으는 필드의 창(LANCE FIELD)'을 꿈꾸다


이제는 중고가 전략이다. 양 회장은 얼마전 국산 골프클럽 제조업자들을 만나, "더 이상 우리 스스로를 비하시키지 말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싸게 판매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는 얘기다.


도미노식으로 가격이 무너지는 현실을 개탄한 것이다. 정당한 평가를 받자는 게 양 회장의 생각이다. 그리고는 그는 사업의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다. 클럽 뿐만 아니라 볼과 액세서리, 골프화 등으로 품목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니, 이미 골프화 등은 개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이와 함께 품질과 디자인 면에서 어느 브랜드와 경쟁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 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다.


"단지 골프용품의 사업 사각화 뿐이 아니다. 더 나아가 골프장 건설까지 계획하고 있다. 현재 부지를 물색 중에 있고 한걸음 한걸음 골프장 개발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양 회장은 '랭스필드'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필드를 날으는 창….'. "올해를 그만큼 정교하고 목표로 하는 타깃을 향해 질주하는 랭스필드가 되겠다"는 게 그의 포부다. 그는 앞서 가다 보면 많은 총알을 맞는다고 했다.


출처 : 일간스포츠(2007. 5. 17, 14면) 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