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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진 졸업생: 작업치료사는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작업치료협회보 제78호]
작성일: 2023-12-29 조회수: 167 작성자: 장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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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4년 차 작업치료사다. 이 직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작업치료사라는 직업을 가진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내가 이 직업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한 클라이언트의 소중한 시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직업이 뿌듯하면서도, 자랑스러웠다.

처음부터 이렇게 자랑스럽고, 뿌듯하게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학부생 때는 많은 분야를 배우는 이 직업이 정확하게 어떤 일을 할 수 있다는 걸까? 라는 의문을 함께 달고 살았다. 그래도 항상 의문을 함께 달고 살았던 덕분인지, 학부를 졸업한 뒤에 나름의 정의를 내리고 임상에 투입될 수 있었다. 내가 내린 첫 번째 작업치료에 대한 정의는 ‘클라이언트의 일상생활을 영위하게 도와주는 사람’이었다. 그래서인지 13명의 클라이언트의 생활을 도와주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그러면서 이 직업에 대해 애정이 생겼고, 만족감도 커졌다.

  그런데, 내가 내린 작업치료의 정의가 깨지는 날이 있었다.

  2년 차 때였나. 내가 하는 치료를 보고 같은 병원에서 일하는 선생님께서 ‘작업치료사는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야?’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였다. 나름대로 작업치료사에 대한 정의를 내렸고, 그걸 잘 수행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질문에 바로 대답하지 못했다. 그때 깨달았다. ‘나조차도 내가 하던 치료에 확신이 없었구나’라는 걸. 아무 말도 못 한 건 나지만 그때의 감정은 너무 분하기도 하고,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났었다. 그래서 직업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고, 직업에 대한 내 애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방법을 찾은 것이 바로 ‘대학원’이었다. 이 학문에 대해서 많이 알아야 더 자랑스럽게 행동하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2년 차, 곧장 대학원에 입학했다(그때는 무슨 용기와 깡이었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대학원에서의 목표는 오롯이 ‘작업치료 정의하기’였다. 졸업한 지금, 대학원은 나의 목표를 이루기 정말 알맞은 곳이었다. 다양한 분야의 작업치료사의 역할, 동기, 교수님과 나눴던 이야기들, 좋은 기회로 얻었던 해외 경험, 그리고 연구.

  그중에서도 ‘연구’를 진행했던 것이 목표를 달성하는데 큰 도움이 많이 됐던 것 같다. 왜냐하면 병원에서의 작업치료사가 아닌 다양한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새로운 ‘작업치료사의 역할’을 실행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내가 진행했던 연구는 오늘 하루를 무사히 마친 사람들에게 그저 “오늘 하루도 의미있는 하루였네요!” 라고 이야기해 주는 것이었다. 그 사람이 특별한 일을 했던, 하지 않았던 그냥 지금 할 수 있는 일이 의미가 있다고 외쳐주는 것. 평소에 너무 당연한 일이기에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일이었지만, 그 효과는 생각보다 좋았다.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됐고 조금 더 열심히 살게 된다고 말했다.

  그 순간 나는 작업치료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4년 차 작업치료사가 된 지금 그것이 작업치료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클라이언트의 일상을 조금 더 채워줄 수 있는 사람, 일상의 모든 것을 훌륭하다고, 의미있다고 응원해 주는 사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매개체 역할을 해주는 사람. 클라이언트의 모든 작업을 도와주는 사람. 그것이 작업치료사라고 새롭게 정의를 내렸다.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 새로운 곳에 재취업을 했고 새롭게 정의 내린 작업치료사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나처럼 작업치료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는 많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이야기하고 싶다. 그리고 그렇게 고민하고 있는 작업치료사 분들에게, 앞으로 나올 작업치료사 분들이 우리의 역할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우리만의 문화가 자리 잡혔으면 좋겠다.


[사진1]

  작업치료에 대한 애정을 키울 수 있었던 임상경험 시절이 아닐까 싶다. 실외보행이 어려운 클라이언트였지만 기능 호전으로 함께 실외에서도 신호등 건너기 등등 여러 과제를 접목해 치료했었다. 한 편으로는 아쉽지만 이렇게 좋아져서 퇴원하는 분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마음이 뿌듯하던지! 클라이언트의 기능 회복이 나의 원동력이 됐던 시절이다.


[사진2]

  대학원 시절, 좋은 기회로 연구실에서 진행하고자 하는 내용을 해외에 소개했던 부스 경험! 다른과 연구원들과 함께 호찌민에 방문해 작업치료를 소개했었다. 통역사님께도 설명을 드리고 이야기를 나눴지만, 아직까지 동남아에는 작업치료라는 직업에 대해서 잘 모르는 듯 해 아쉬웠지만, 함께 갔던 연구원들과 외국인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여서 뿌듯했다.



[사진3]

  연구하는 과정에서 보람차기도 했지만 처음으로 혼자서 연구를 진행하다보니 벅차기도 했었는데, 학위증에 쓰여져있는 나의 논문 제목이 벅차오르게 만들던 순간이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까? 라는 마음도 들었었지만 작업치료사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정의를 내릴 수 있었던 소중한 기회였다. 아마 누구보다 벅찼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출처: 제78호(2023년 12월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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