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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칼럼] 전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을 아세요?

  • 등록일 : 2024-04-23
  • 조회수 : 40
  • 작성자 : 대학신문사

[인터넷 전주대신문, 업로드일: 2024년 4월 24일(수)]


전주대학교 미래융합대학을 아세요?


김병오 교수

(미래융합대학 미네르바학부)



 화요일과 목요일 밤이 되면 우리 학교 자유관은 환하게 조명을 밝힌다. 저녁 7시가 되면 낯선 이들이 가방을 메고 캠퍼스에 나타난다. 이내 자유관 강의실 곳곳에서 배움의 열기가 조금씩 차오르기 시작한다. 토요일에도 새로운 풍경은 반복된다. 평일 동안 일터에서 성실하게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던 이들이 피곤한 몸을 이끌고 주말마다 배움을 찾아 자유관의 문을 열어젖힌다. 이러한 모습은 예년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던 낯선 풍경이다. 스무 살 앳된 표정에서부터 마흔을 전후한 노련함, 환갑을 넘긴 여유로운 풍채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학생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들은 과연 누구일까. 지금 전주대에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올해 교육부 예산 편성에는 특별한 변화가 있었다. 예산 총액이 전반적으로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특별회계를 통해 고등·평생교육 분야 예산을 대폭 증액시킨 것이다. 세부 예산을 보면 개별 항목마다 다양한 사연들이 담겨 있겠지만, 예산 편성의 핵심 목적은 명확하다. 대학에 평생학습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언’ 혹은 ‘도래해야 한다’는 당위를 국가가 앞장서 선포한 것이다. 4차산업혁명과 인공지능 시대를 겪으면서 평생직장의 의미가 퇴색되는 한편, 평생학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이 예산 편성이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미 국제적으로 선진국(Developed country) 범주에 속하게 된 우리나라에서 ‘선진국 어디는 어떻다더라’라는 식의 문제 해결 관점을 갖는 것은 과거만큼의 설득력을 갖추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선진적 국가와 우리의 현실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포착된다면 그에 대해서는 여전히 성찰적으로 돌이켜볼 필요가 있다. 가령 이런 것 말이다. ‘서유럽과 북미 지역 유수의 대학에는 충분한 사회생활을 통해 자신의 취향‧적성을 확인한 뒤 대학에 입학하는 이들이 참 많은데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를까.’ ‘이른바 세계적 명문 대학에도 직장을 다니며 대학 생활을 병행하거나 서른이 넘어 대학에 입학하는 이들이 흔하디흔한데 우리는 왜 이렇게 다를까.’ 

 전 세계적으로 보면 대학을 비롯한 고등교육 참여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성인 학습자와 재직자 신분의 학생 수 증가 추세이다. 대학의 관점에서 특기할 것은 세계의 수많은 대학이 4년제 정규 과정 외에 사회적 수요에 맞는 다양한 교육과정을 개설하고 고등교육의 지역 확산을 위한 변화 노력을 늘려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술혁신으로 인해 직장인들의 직업 주기가 단축되면서 재교육과 향상교육 참여를 향한 사회적 압력이 강화되고 있기 때문일 텐데, 이에 따라 개인과 대학 모두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고 있으며 이것이 성인 학습자와 재직자 주도의 고등교육 참여율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

 저녁에 자유관을 찾는 이들, 주말에 캠퍼스를 누비고 다니는 이들은 우리 학교 미래융합대학 소속의 재학생들이다. 전주대학교는 2020년 전라북도 지역 최초로 재직자와 성인학습자에 특화된 단과대학인 미래융합대학을 설립했다. 처음에는 4개 학과로 시작하였지만 현재는 8개의 학과 및 전공과정으로 확대하면서 도전적인 대학 운영을 펼치고 있다. 전북 지역은 물론 타 지역에서도 배움의 열정을 가진 많은 재직자와 성인학습자들이 이 도전에 함께하고 있다. 이는 OECD의 교육 통계가 보여주는 바, 대학의 새로운 책임과 기술혁신이 지역사회에 요구하는 변화에 대한 전주대학교의 능동적인 대응이라고 할 수 있다. 매일 밤, 그리고 주말마다 자유관에서 낯설고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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