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비주얼

기획

[문화] e-sports도 스포츠일까?

  • 등록일 : 2023-12-18
  • 조회수 : 104
  • 작성자 : 대학신문사

[전주대신문 제936호 9면, 업로드일: 2023년 12월 20일(수)]


e-sports도 스포츠일까?


게임과 스포츠, 활동성을 띄고 경쟁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어딘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두 종목. 

그렇다면 게임을 스포츠라고 불러도 될까?

아니면 게임과 스포츠는 엄연히 구분되는 다른 종목일까.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YES / e스포츠도 스포츠, 사회에 발맞춰 스포츠의 의미를 재정의해야 할 때


“과연 e스포츠가 스포츠인가?” 이러한 뉘앙스의 질문이 9월 항저우, 한 호텔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메달리스트 합동 회견에서 페이커(이상혁) 선수 앞으로 던져졌다. 이에 페이커 선수는 “보통 스포츠라고 하면 몸을 움직여서 활동하는 게 기존 관념인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경기를 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많은 분께 좋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경쟁하는 모습이 영감을 일으킨다면, 그게 스포츠로서 가장 중요한 의미라고 생각한다”라는 뜻을 덧붙였다.


최근 비디오 게임 산업은 수익성이 매우 높은 산업으로 발전해 왔다. 초고속 인터넷, 비디오 스트리밍 기술의 향상과 온라인 게임 산업의 급속한 발전은 오늘날 e스포츠의 성장을 촉진시켰다. 이러한 가운데 e스포츠가 스포츠인지, 아닌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것에 대한 답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e스포츠는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제도화된 규칙을 갖고 있다. 과거 국제올림픽위원회는 e스포츠를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 중 하나로 통제할 수 있는 기구의 빈약을 언급했다. 하지만 올해 10월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며 반대 측의 입장을 부정했다.


두 번째, e스포츠는 외적 동기를 갖는다. 2021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이 공개한 한국의 프로 e스포츠의 평균 연봉은 2억가량이며, 이는 비슷한 연령대인 20대 초중반의 당시 연봉인 3,000만 원과 비교했을 때 큰 금액이다. 게구리(김세연) 선수는 2019년 타임지가 선정한 차세대 10대 리더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8년 BTS가 선정된 것을 고려한다면 프로게이머에 대한 관심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세 번째, e스포츠는 활동성을 띤다. e스포츠는 양손과 같은 소근육 활동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반면, 스포츠는 대근육을 사용한다. e스포츠는 근육의 사용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이미 스포츠로 인정받은 사격이나 바둑과 같이 상대적으로 작은 몸의 움직임과 특정 근육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활동성으로 e스포츠는 스포츠가 아니라 구분하는 것은 모순되는 것이다. 


네 번째, e스포츠는 경쟁을 수반한다. e스포츠 시합에서 승리하는 유일한 방법은 상대 팀의 전략을 능가하는 전략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다. 따라서 e스포츠도 경쟁적 구조를 포함하는데, 이는 스포츠에서 신체적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것과 닮아있다. 


다섯 번째, e스포츠는 폭넓은 지지층을 가지고 있다. 스포츠는 단순히 지역적 흥미나 유행에 그치는 게임을 넘어서야 하고 광범위한 지지층을 가져야 한다는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다. 현 e스포츠의 주 소비층은 MZ세대이다. 어려서부터 비디오 게임을 접하며 자란 그들은 10~20년 후에 기성세대가 되더라도 e스포츠를 좋아할 것이다. 그보다 더 어린 세대 또한 마찬가지로, 향후 e스포츠의 위상은 점점 높아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e스포츠는 자발적 놀이와 승자와 패자를 결정짓는 경쟁을 포함하고 있으며, 기술, 정확성, 집중력, 신체 동제, 빠른 움직임, 지구력, 팀 전략 등을 필요로 한다. 이러한 요소들이 지금의 e스포츠를 이루고 있으며, 광범위한 지지층, 제도적 틀을 갖추고 있으니 e스포츠를 스포츠로 인정하지 않기는 어렵다. 고대 올림픽 시대의 전차 경주, 보병 경주, 판크라티온과 같은 경기가 사라진 것처럼 변화하는 사회에 발맞춰 e스포츠도 스포츠로써 인정해주어야 한다.


전지은 기자(uptoillie20@jj.ac.kr)




NO / e스포츠, 기존 스포츠와 본질부터 달라


지난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많은 화제가 되었다. 아무래도 e스포츠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첫 아시안게임인 만큼 많은 관심을 모았다. 게임과 스포츠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e스포츠 시장이 점점 커지는 가운데 이걸 스포츠로 봐야 할지 아닐지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게임은 기존 스포츠와는 완전히 다른 종류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스포츠라고 부르기엔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첫 번째, 신체적 관여도가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


전통적으로 스포츠라 하면 신체를 단련하고 몸의 각 부분을 정교하게 사용․조절하며 그 기량으로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하지만 e스포츠의 경우 일반적인 스포츠 정서와 괴리가 있다. 기존 스포츠는 신체 능력을 활용하는 비중이 높지만, e스포츠는 신체 능력보다는 두뇌와 전략에 많이 의존하게 된다.


두 번째, 게임의 사유성 문제가 있다. 


딱히 주인이 없는 스포츠와 달리 게임은 사기업의 소유물이다. 대회 종목으로 채택된 게임이 누리게 될 천문학적 금액의 마케팅 효과는 그 사기업이 얻게 된다. 예를 들어 세계대회에서 게임을 종목으로 삼는다면 게임이 선정되는 순간부터 해당 기업은 대규모 이득을 얻게 된다. 이는 게임 종류 선정부터 게임 선정까지 저작권료 문제, 그에 따른 논란과 로비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은 e스포츠 종목선정의 공정성이 기존 스포츠에 비해 더 취약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되고 e스포츠의 제도권 탑승에 큰 약점이 된다. 또, 주최 측이나 스폰서가 자신에게 유리한 쪽으로 선정하는 것이 문제가 되고, 반대로 상대가 불리한 쪽으로 선정하는 것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세 번째, 패치 문제가 있다.


스포츠화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문제가 바로 패치 문제이다. 기존 스포츠들도 룰 변경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e스포츠는 이러한 변경의 범위가 매우 크고, 동시에 잦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시즌 중간에도 변경이 일어나기도 하고, 실제 경기력에 미치는 여파가 크다. 


혹자는 e스포츠 선수의 실력의 척도를 두고 게임을 잘하는 것만을 실력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게임사가 가리키는 대로 잘 따라 하는 게 실력이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네 번째, 수명 문제가 있다.


비디오 게임을 통해 경쟁하는 스포츠인 만큼 게임의 그래픽이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히 크다. 그래픽은 시대별로 점점 발달하기 때문에 출시된 지 오래된 게임의 경우에는 최신작보다 그래픽이 밀리게 된다. 즉 10~20년이 지나면 어느 게임이든 낡음이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새롭고 진보된 시스템으로 무장한 최신작들이 속속 등장하기 때문에 비디오 게임은 소모품의 성격이 강하다. 


이처럼 e스포츠는 특성상 종목이 기존 스포츠에 비해 매우 자주 바뀌며, 한 가지 종목이 오래 존속되는 것이 상당히 어렵다.


한국에서 특별히 e스포츠의 스포츠화에 집착하는 이유는 바로 군 면제에 있다. 군 면제가 걸려있는 아시안게임, 올림픽의 위상이 한국에서는 압도적이기도 하고 기존 스포츠와 대등한 위상을 가진 스타 선수들이 군 복무로 인한 경력단절을 줄이길 원하는 팬들의 염원이 담겨있다.


결론적으로 게임이 스포츠로 인정받아야 하는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그러나 게임과 스포츠가 가진 공통점과 차이점을 명확히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러한 논란과 이슈를 통해 우리는 게임과 스포츠가 어떻게 사회와 연결되어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


마경진 기자(alfpwnsgh12@jj.ac.kr)


* 인용 가능(단, 인용시 출처 표기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