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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회용품 사용 금지 정책’ 무기한 연장

  • 등록일 : 2023-11-20
  • 조회수 : 128
  • 작성자 : 대학신문사

[전주대신문 제935호 5면, 업로드일: 2023년 11월 22일(수)]  


‘일회용품 사용 금지 정책’ 무기한 연장


최근 카페 매장에서 “매장 내에서는 일회용 컵 사용이 불가능합니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정부는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으로 자원 낭비 및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환경보호 및 절약을 위해 일회용품 사용규제 정책을 꺼냈다. 2018년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금지 조치를 시행했고 2019년에는 대형매장 내 비닐봉지 사용을 제한했다. 2021년 말에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을 개정·공포했다. 지난 4월 환경부는 코로나로 인해 한시적으로 유예했던 일회용품 사용규제를 재시행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11월 24일부터 일회용품 사용규제가 시행될 예정이었다. 

  

탄소중립에 반대하는 환경 정책, 일회용품 규제 완화

지난 7일 환경부는 일회용품 사용금지 조처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작년 11월부터 1년간 계도기간을 가지고 11월 24일 시행될 예정이었지만 결국 없던 일이 됐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것은 필요하지만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부담이 커지고 소비자들도 불편을 호소하자 환경부에서는 과도한 규제라 본 것이다. 임상준 환경부 차관은 “1년 계도기간 내에도 공동체 내 충분한 사회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라며 “원가 상승과 고물가, 고금리, 어려운 경제 상황에 고통을 겪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규제로 또 하나의 짐을 지우는 것은 정부의 도리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규제 완화로 인해 종이컵은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으며 플라스틱 빨대, 비닐봉지는 단속하지 않는다. 다회용 컵은 세척할 인력이 필요하고 종이 빨대는 가격이 더 비싸기에 업주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결정이다.

  

지난 일회용품 규제들

일회용품 규제 역사는 20년 전부터 시행됐다. 2003년 1월 1일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를 시행했으나, 회수율이 낮은 이유로 5년 뒤 폐지되었다. 그리고 10년 뒤 중국이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여러 나라들이 일회용품 규제를 시작했다. 우리나라도 ‘쓰레기 산 대란’이 문제로 제기되었다. 이를 통해 2019년 식품접객업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금지를 시행했으며, 2019년 4월 1일부터 전국 대형마트, 백화점, 복합상점가 슈퍼마켓(매장 크기 165㎡ 이상)에서 일회용품 사용금지가 시행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2020년부터 일회용품 사용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매장 내 일회용 컵 금지는 유예되었으며, 방역을 이유로 비닐 제품들을 사용하면서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코로나 방역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온 2022년 4월 1일 일회용품 사용 재금지 정책이 시행되었으며, 11월 24일 규제품목이 추가되었다. 추가된 품목은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체육시설 합성수지 응원 용품, 대규모 점포 우산 비닐, 편의점 등 종합소매업체 제과점 비닐봉지 등이다. 또 2022년 12월 세종·제주에 한해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가 부활했다. 하지만 올해 9월 전국으로 확대될 예정이었던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 사실상 무산됐다.

  

일회용품 사용규제, 지나친 규제일까?

일각에서는 일회용품 규제를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일회용품 규제는 실효성이 떨어지며, 자원재활용법 시행규칙 또한 굉장히 복잡하고 모호하다는 주장이 많다. 카페에서 제공하는 종이컵은 규제 대상이지만 합성수지 뚜껑, 컵홀더는 규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환경부에서 제시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적용 범위 가이드라인’은 30페이지에 달한다. 이러한 내용을 자영업자, 소비자가 숙지하면서 생활하기란 어렵다는 주장이다.

  

해가 지날수록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 문제점

그러나 매년 빨라지는 봄꽃 개화 시기를 통해서 기후변화를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겨울이 가까워졌는데도 모기에 물리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모기 개체 수가 증가한 이유는 기후 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가을 겨울까지 따뜻해지면서 모기가 활동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모기가 서식할 수 있는 지역이 증가하면서 우리나라도 10월 둘째 주 기준 작년보다 2.5배 증가했다. 최근 축산농가에 심각한 전염병으로 알려진 ‘럼피스킨병’도 모기와 같은 곤충을 통해 바이러스를 옮기는 병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증가한 모기의 피해는 심각하다. 또, 한국에서 말라리아 환자가 700명을 넘어섰다. 2011년 800명대를 기록했던 12년 만에 최대규모로 증가했다. 이와 같은 기후변화로 인한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질 전망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일회용품 사용을 줄여야 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서 작성한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2022’ 보고서에서 공개하는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은 에너지와 산업생산, 제품 사용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중심이 된다. 이 통계에서 한국의 2021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6억 2천680만 톤이다. 208개국 중 7번째로 많은 배출량을 기록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일회용 플라스틱 컵 한 개를 만들고 폐기하는데 23g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또한 종이 빨대와 같은 대체 일회용품도 플라스틱보다 빨리 썩는 장점이 있지만, 플라스틱 빨대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연구가 있다. 대체 일회용품을 쓰기보다 다회용품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정책, 산업 그리고 개인의 일관성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


법제화된 규제가 사라졌다고 하더라도 개인의 관점에서 일회용품을 최소한으로 사용해야 한다. 현재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배달 음식을 많이 먹고 배달 음식 전문점까지 생겨날 정도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환경문제를 생각해 볼 때 시대를 역행하는 모습이다. 생활 속에서 작게나마 일회용품을 줄이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텀블러 사용, 에코백 사용과 같은 직접적 실천뿐만 아니라 윤리적 소비와 같은 간접적 실천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오유진 기자(yujin03120@jj.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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