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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연구단] 일제 파시즘기(1937-1945) ‘멸사봉공(滅私奉公)’ 표어의 의미장
작성일 2023-03-08 조회수 207 작성자 한국고전학연구소
첨부 : 20230109.논문.일제 파시즘기(1937-1945) ‘멸사봉공(滅私奉公)’ 표어의 의미장.pdf 파일의 QR Code 20230109.논문.일제 파시즘기(1937-1945) ‘멸사봉공(滅私奉公)’ 표어의 의미장.pdf  20230109.논문.일제 파시즘기(1937-1945) ‘멸사봉공(滅私奉公)’ 표어의 의미장.pd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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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멸사봉공의 사전적 의미는 ‘사욕을 버리고 공익을 위하여 힘씀’이다. 그러나 사실 이 표어는 일제 파시즘이 대두되는 1937년부터 등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멸사봉공은 일제 파시즘을 위한 표어임과 동시에 당시 사회를 표상하는 개념이다. 본 논문은 개념사 방법론을 적용하여 일제 파시즘기 신문매체에 등장하는 ‘멸사봉공’ 표어의 의미장을 분석하여 그 맥락과 성격을 분석하였다.

멸사봉공은 멸사와 봉공 같은 전통적인 개념이 조합되어 탄생한 표어이다. 그러므로 공공을 위해 봉사하는 관리 개인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맥락에서 사용되거나 공동체나 집단을 위한 개인의 희생과 봉사를 강조하는 의미가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멸사봉공 표어의 의미장은 전쟁을 미화하고 국가를 위해 목숨까지 바치라고 선동하는 프로파간다(propaganda)로 구성되어 있었다.

나아가 이 표어는 봉공에 방해가 되는 ‘사적 영역’에 대한 억압과 통제의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정치적으로 민주주의에 대한 억압을 정당화하는 표어였으며, 국가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당연시하는 사고방식과 윤리의식을 주입하고자 했다. 특히 전통적인 유교적 에토스를 부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멸사봉공이란 표어는 조선의 전통적 유교문화와는 단절되어 있으며 근대적 병리인 일제 파시즘을 표상하고 있다.

또한 멸사봉공은 일제 파시즘의 침략전쟁을 뒷받침하기 위해 경제의 생산영역에 대한 통제를 정당화하는 표어이기도 했다. 특히 노동시간과 임금에 대한 통제는 국가와 자본에 의한 생산통제의 일환이었다. 나아가 재생산영역인 일상에서까지도 국민의 행동을 규율하고 있었다. 따라서 멸사봉공이라는 표어의 의미장은 일제 파시즘이 궁극적으로 삶의 모든 영역을 지배하고자 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