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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연구단] ‘조선유학’과 ‘조선유교’ 표현의 개념사
작성일 2022-02-24 조회수 556 작성자 한국고전학연구소
첨부 : 2022.01.31.논문. '조선유학'과 '조선유교' 표현의 개념사.pdf 파일의 QR Code 2022.01.31.논문. '조선유학'과 '조선유교' 표현의 개념사.pdf  2022.01.31.논문. '조선유학'과 '조선유교' 표현의 개념사.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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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조선유교’나 ‘조선유학’은 조선이라는 시공간의 유교·유학을 가리킨다. 그러나 이 표현은 사실 개항과 식민지를 거치면서 만들어진 개념으로 근대의 산물이다. 본 논문은 개념사 방법론을 적용하여 조선유교·유학이라는 표현의 의미장을 분석하였다. 

전통적인 유교·유학 개념은 보편적이고 본질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으며 근대의 종교와 학문 개념보다 총체적이고 포괄적인 영역에 걸쳐 있었다. 그러나 개항 이후 신구학 논쟁 등을 거치면서 의미 영역이 점차 축소되어갔다. 이로 인해 유교는 나름의 시의성과 효용을 입증하기 위해 종교화를 시도했고, 철학의 영역에 대응하는 영역만 유학으로 재구성되었다. 

조선유교라는 표현은 장지연이, 조선유학이라는 표현은 다카하시 도루에 의해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다. 장지연이 사용한 조선유교는 종교 개념의 영향을 받았으나 여전히 전통적인 유교·유학 개념의 의미장을 벗어나지 않았다. 반면 다카하시 도루가 사용한 조선유학은 철학 개념을 바탕으로 식민지배를 정당화하기 위한 담론을 위해 만들어졌다. 

이후 1920년대에는 개신교를 모델로 하는 종교 개념과 결합한 조선유교 개념이 사용되는 경향이 있었고, 1930년대에 철학의 관점에서 재구성된 조선유학 표현이 주로 사용되었다. 특히 민족과 연결되어 사용되었는데 이는 각자 민족 주체의 동일성을 확인하려는 욕망의 공모에서 비롯되었다. 

이처럼 조선유교와 조선유학이라는 표현은 근대에 만들어진 것이며, 점차 종교로서 유교 개념은 배제되고 철학으로써 유학 담론만 살아남게 되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바로 종교와 철학 개념 바깥에서 ‘전통’이나 ‘문화’ 등의 개념과 결합하여 모호한 형태로 재영토화된 그 ‘나머지’이다. 거인이 죽어 세계를 이룬 신화처럼, 유교·유학이 해체되어 한국의 근대성을 이루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