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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고전학연구소 문경득(특별연구원)- 전북일보 칼럼 연재(2014.01.07)
작성일: 2014-02-12 조회수: 1565 작성자: 김남경

한국고전학연구소 문경득(특별연구원)

2014년 1월부터

전북일보& ; 청춘예찬에 칼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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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어스' 이준석과 홍진호청년들의 고단한 삶은 철도 민영화와 똑같이 구조적 문제서 비롯된 것

기고& ;& ;|& ;& ;desk@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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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1.07& ;& ;1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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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경득 전주대 사학과 박사과정
한 고려대 학생이 쓴 아날로그적 감성의 ‘안녕들하십니까’라는 대자보가 유행했다. 스마트폰SNS로 대변되는 21세기에 손으로 직접 쓴 대자보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점이 독특하다. 이러한 ‘안녕들하십니까’ 대자보에 대한 반응들 중,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이었던 이준석이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들의 고단한 삶과 철도 민영화 문제를 연결시키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고 비판한 것이 눈에 띄었다.

먼저 이준석이란 사람은 ‘지니어스’라고 말할 수 있다. 서울 과학고를 졸업하고 하버드대를 나왔으며, 20대의 젊은 나이에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을 역임했다. 하지만 내가 이준석이란 사람을 처음 본 것은 TVN의 예능 프로그램인 ‘더 지니어스 : 게임의 법칙’에서이다.

이 프로그램은 연예인을 포함한 각계각층의 13명이 플레이어로 참가해, 매주 게임을 통해 대결하여 1명씩 탈락시킨 뒤, 최종우승자를 가리는 프로그램이다.

그는 1회에서 프로게이머 홍진호와 연합해 비상한 전략을 세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탈락자를 가리는 데스매치에서 자기가 1회 메인매치 우승자로 만들어준 홍진호에 의해 탈락하고 만다. 다만 이런 홍진호의 배신은 의도적인 것은 아니었다. 룰라의 리더였던 이상민이 홍진호가 잃어버린 가넷(지니어스 게임의 화폐)을 주워 다른 탈락 후보인 김민서에게 줬고, 김민서는 홍진호의 것을 마치 자신의 가넷을 주는 것처럼 속여 홍진호를 회유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자신을 우승하게 도와준 이준석과 자신에게 가넷을 준 김민서 사이에서 고민하던 홍진호는 이준석을 탈락시키는 선택을 했다. 이는 홍진호가 이상민과 김민서에게 속은 탓이기도 하지만, 이준석이 김민서보다 위험한 경쟁자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결국 모략과 배신이 판치는 현실의 축소판인 ‘지니어스 게임’에서 ‘지니어스’ 이준석은 가장 먼저 떨어졌다.

반면 1회에서 그를 떨어뜨린 홍진호는 이준석과 대조되는 사람이다. 일단 편모슬하에서 성장했고, 일반인은 ‘게임폐인’ 정도로 생각하는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다. 게다가 정규 리그에서 대부분 준우승을 해, 2등으로 유명한 프로게이머였다.

더군다나 1회부터 남에게 속아 넘어가는 어수룩한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프로게이머 시절의 실패와 고난을 통해 단련된 그는, 3번이나 떨어질 뻔 했으나 자신의 실력으로 끝까지 살아남아 ‘더 지니어스 : 게임의 법칙’에서 최종우승을 했다.

물론 이렇게 글을 썼다고 해서 이준석이라는 사람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그는 새누리당 계열의 정치인이지만, 엘리트다운 자신감과 젊은이다운 열정을 방송에서 보였다. 또한 결승전에서 자신을 떨어트린 홍진호를 지지하며 그의 우승을 돕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현실의 ‘지니어스’ 이준석과 ‘더 지니어스 게임’ 우승자 홍진호를 나란히 놓고 보면, ‘안녕들하십니까’에 대해 이준석이 지적한 ‘논리적 비약’은 사소한 것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안녕들하십니까’라고 물어야만 하고, 청년들이 고단한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철도민영화와 똑같이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현실이기 때문이다. 즉, 그가 ‘더 지니어스’에서 1회만에 탈락한 것처럼, 현실의 ‘지니어스’ 이준석조차도 안녕하다고 말할 수 없는 세상인 것이다. 결국 우리는 눈앞의 현실과 그 이면의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봐야한다. 그들의 문제가 곧 우리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문경득씨는 고려대 한국사학과를 졸업하고 전주대 사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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