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키움] HK+연구단 제21차 콜로키움(2019. 11. 20.) |
---|
작성일: 2019-11-25 조회수: 742 작성자: 한국고전학연구소 |
일시 : 2019년 11월 20일(수) 16시 장소 : 전주대학교 한지산업관 201호 강사 : 변광배(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교양대학 교수) 주제 :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 ‘잉여존재’와 ‘폭민’ 개념을 중심으로 전주대 한국고전학연구소 HK+연구단은 변광배 교수(한국외대)를 초빙하여 “아렌트의 『전체주의의 기원』 : ‘잉여존재’와 ‘폭민’ 개념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콜로키움을 진행하였다. 한나 아렌트는 독일에서 태어나 나치의 유태인 학살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한 유대인 정치사상가로 『예루살렘의 아이히만』(1963)이라는 책을 통해 ‘악의 평범성’을 드러내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학자로, 한국에서도 여러 학자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콜로키움에서는 한나 아렌트의 데뷔작이자 대표저작인 『전체주의의 기원』을, ‘폭민(暴民, mob)’ 개념과 사르트르의 ‘잉여존재(superflousness; l’être de trop)’ 개념을 서로 비교하며 소개하였다. 아렌트에 의해 제시된 전체주의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아마 ‘총체적 지배(total domination)’ 즉, 이면의 “총체적 충성(total loyalty)”과 폭압성과 잔인성의 규모와 정도, 그리고 그 방식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로 나치즘에 의한 유대인 대학살과 스탈린주의에 의한 잔인한 대숙청을 들 수 있다. 아렌트는 이러한 전체주의를 지금까지 인류가 경험해보지 못한 전혀 새로운 정치 체제로 여긴다. 이러한 총제적 지배는 인간의 ‘법적 인격’과 ‘도덕적 인격’, 그리고 ‘자발성’을 파괴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러한 전체주의라는 ‘운동’을 계속 유지시키는 원동력으로 한나 아렌트는 ‘폭민’이라는 존재의 출현을 언급하고 있다. 이는 이러한 존재는 무신론적 실존주의를 주장한 사르트르가 주장한 ‘잉여존재’의 개념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즉, 이 세계의 모든 존재는 ‘내던져진(délaissé)’ 존재로 규정되고, 필연성이 아닌 우연성의 지배를 받는, 아무런 존재 이유 없이 이 세계를 떠도는 ‘잉여존재’로 규정한다. 한나 아렌트는 이 개념을 끌어오되, ‘행위’, ‘작업’, ‘노동’을 구별하면서 노동하는 사람은 다른 인간들과는 물론, 사물과의 관계 정립에서도 배제되고 소외되는 현상을 주목했다. 바로 이러한 노동자이면서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포섭되지 못한 ‘대중’의 출현을 말하고 있다. 바로 이 대중이 폭민으로 변화할 수 있는 존재였다. 폭민은 대중 중에서 자기들이 가진 불만을 현재 상태에서 해소할 수 없는 자들은 절망과 증오를 품고 미래에서나마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하는 존재를 가리킨다. 그 계기는 1차 세계대전 직후의 독일의 배상금 문제와 세계 대공황 등 근대 국제정치와 자본주의가 야기한 생존의 문제로 인해 나타났다고 보고 있다. 이 폭민의 특징은 두 가지로 첫째는 ‘부화뇌동’으로 지도자에 의해 구현된 주장이나 사상을 무조건 따르고 숭배하기 때문에 이들 모두는 같은 생각, 같은 행동을 추구하고 실행한다. 둘째, 그렇기에 이들 사이의 관계가 상호교환 가능하고 상호대체 가능하다는 점이다. 전체주의가 대중과 폭민을 어떻게 ‘한 몸’으로 조직하고 만들어 그 자체의 운동을 지속시키는 장치들은 ‘이데올로기, ’선전‘, ’폭력‘이다. 아렌트에 의하면 ‘이데올로기’는 세계와 삶의 방향을 상실한 잉여존재로서 개인들의 군집인 대중을 전체주의를 떠받치는 폭민으로 이끄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세계와 삶에 대해 “모든 것이 가능하다”고 내세우는 ‘주의(-ism)’이다. 두 번째는 반복적이고, 강요적이고, 허위적인 이데올로기를 끊임없이 ‘선전’하는 방식이다. 세 번째는 일상화된, 불특정 다수 겨냥해서 조직적이고 은밀한 자행되는 ‘테러’이다. 특히 독재와 전체주의가 구별되는 지점이 이 부분으로 독재와 다르게 전체주의는 그 체제가 완전히 정립된 후에도 여전히 테러가 자행되고, 이를 통해 총체적 지배가 유지된다. 이후 ‘바람직한 공동체’라는 주제를 염두에 두고, 대중과 잉여존재와 폭민 사이의 개념 차이와 이 주제와 관련된 최신의 논의, 독일 사회에 동화한 유태인이라는 특성이자 한계의 의미, 그리고 한나 아렌트 정치사상에 있어 ‘공동체’와 ‘공론장’의 문제와 ‘폭력을 막기 위한 폭력’ 등의 문제를 논의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