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대학교

JEONJU UNIVERSITY DEPT. OF CHINESE CLASSICS EDUCATION

전주대학교 한문교육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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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알림] 한문교육과 김형술 교수님 부임 인사말
작성일: 2017-09-12 조회수: 1539 작성자: 한문교육과

    우리 과에 828일 자로 새 교수님이 오셨습니다. 새로 부임하신 김형술 교수님은 서울대학교에서 한국한문학을 공부하셨고, 조선후기 한시 쇄신을 이끌었던 백악시단과 그들의 진시(眞詩)를 연구하여 박사학위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조선후기 한시의 미적 성취를 조명하고 조선후기 비평의 실상을 밝히는 연구를 진행해 오셨습니다. 아래 김형술 교수님의 인사말을 붙입니다.


안녕하세요. 한문교육과 가족 여러분.

20172학기부터 여러분들과 함께 공부하게 된 김형술입니다.

강의실에서는 활기차고도 진지한 모습으로, 강의실 밖에서는 선후배, 동기간에 따뜻하게 보듬어가며 학교 생활을

해나가는 여러분들의 모습,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새 학기 출발에 즈음하여 제가 좋아하는 글귀를 하나 소개할까 합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비유하자면 산을 쌓아올리는 데 한 삼태기의 흙을 채우지 못해 그만두는 것도 내가 그만두는 것이요, 비유하자면 평지에 이제 비록 한 삼태기의 흙을 부었더라도 나아가는 것은 내가 나아가는 것이다.”

子曰: “譬如爲山, 未成一簣, 止吾止也; 譬如平地, 雖覆一簣, 進吾往也.”

 

논어(論語)》 〈자한(子罕)편에 나오는 이 말씀은 학문하는 과정과 자세를 산을 쌓은 것에 비유한 것인데, 공부하는 동안 힘이 들 때마다 제게 위로와 격려가 되어준 말씀이었습니다.

공부를 하다보면 본의 아니게 자꾸만 다른 사람과 비교하게 됩니다. 그리고 비교를 하다보면 남들은 벌써 산을 엄청 쌓아올린 것 같은데, 나는 아직도 저 바닥에 있는 것 같은 자괴감에 빠지기 십상입니다. 그러나 공자께서는 그게 중요한 게 아니라고 합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마지막 한 삼태기의 흙까지 스스로’ ‘완성(完成)’하는 것입니다. 가시적이고 과시적인 성과에 안주하지 말고, 한참 늦은 것 같아도 포기하지 말고 차근차근 마지막 한 삼태기까지 완성해 간다면, 오히려 그것이 빠른 것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마지막 한 삼태기의 흙까지 완성했는지는 누가 알 수 있는 것일까요? 그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입니다. 남들에게 인정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설사 남들은 그저 그렇다 평가할지라도 스스로에게는 의미 있는 일이기에 세간의 평가에도 흔들림 없이 정진해갈 수 있는 자세. 이것이야 말로 우리의 꿈을 위해 우리를 부단히 추동(推動)해주는 원동력이 되어 줄 것입니다.

어느새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하늘은 해맑게 높아갑니다. 이제 조금 지나면 붉게 물든 단풍잎이 햇살에 더욱 투명해지겠지요. 이리 좋은 계절에 여러분과 만나게 되어 반갑습니다. 떫고 쓴 땡감이 햇살과 이슬과 서리 속에 빨갛고 향기로운 홍시로 변화하듯, 아직은 말랑한 여러분들의 꿈이 함께 웃고 함께 공부하며 함께 고민하는 한문교육과의 생활을 통해 실한 결실(結實)로 맺히기를 바랍니다. 이 멋진 과정을 제가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게 된 점, 너무도 기쁩니다. 저도 여러분도 마지막 한 삼태기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지요.

 

김형술 드림